곰표70주년

‘곰표’가 사랑하는 노포는 항상 우리 주변에서,
유명하지는 않지만, 70여년 전통의 ‘곰표’ 밀가루와 함께
자신만의 길을 꿋꿋이 지켜나가는 사장님들을 만나는 코너입니다.
대한제분 ‘곰표’의 신입사원의 시각으로 다소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곰표’를 사랑하는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취재문의 – mkt@dhflour.co.kr

미래세대에게 전할 100년 후의 보물 “대성관”

서울 대방동 큰 길가에 위치한 대성관은 무려 75년 동안 장사를 해 온 중국집이다.
곰표 밀가루도 역사가 오래 되긴 했지만 아직 70년이 되지 않았는데,
그렇다면 이 곳은 곰표 밀가루가 나오기 전에는 어떤 밀가루를 사용했는지 매우 궁금해졌다.

“지금 3대 째 대성관을 운영하고 있어요. 1946년부터 우리 시어른들이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6∙25전쟁도 일어나서 피난도 갔다왔죠. 여기 문 닫고 부산으로 피난 갔다 와서 다시 와서 문 열고 장사 했어요. 이 자리에서 그 때부터 지금까지 하는 중입니다.
대한제분 밀가루가 나오기 전에는 다른 회사의 밀가루도 여러 가지 써봤는데 어떤 제품이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요. 그런데 그런 밀가루들은 밀 껍질이 조금씩 섞여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걸로 면을 뽑으면 면 색이 예쁘지 않고 조금 텁텁했어요.
대한제분 생기고 나서는 그 때 당시의 평이 곰표 밀가루는 면이 더 쫄깃하고 더 맛있다고 했대요.
면을 뽑으면 색이 예쁘고 윤기가 났다고 합니다.”

75년이라는 말만 들었을 때는 막연히 ‘오래됐다’라는 생각만 들었다. 얼마나 긴 세월인지는 실감이 잘 안 났는데, 피난을 다녀오셨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그 세월이 와 닿았다. 요즘 큰 상가를 보면 몇 개월에 한 번씩 가게가 바뀌는데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자리를 계속 지켜왔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전 밀가루는 지금 나오는 밀가루와 어떻게 달랐을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여러 밀가루를 썼어요. 대한제분 나오고 나서부터는 대한제분 밀가루만 계속 써왔죠. 고급제면용 밀가루가 나왔을 때는 그걸 제일 먼저 사용했어요.예전에는 밀가루가 광목으로 나왔는데 그걸 참 잘 이용했어요. 어렸을 적에 6.25를 겪기도 하고 어려웠거든요. 광목으로 이불 껍데기도 만들고 팬티도 만들고 염색해서 옷도 해입었습니다. 여자는 자주색 남자는 청색 만들어서 솜옷을 만들어 입었어요.
그래서 등허리에는 꼭 곰표 하나씩 찍고 오는 애들도 많았어요. ”

우리 밀가루를 오랫동안 사용한 식당들을 많이 가 봐서 광목으로 나왔을 때부터 사용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광목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봐서 신기했다. 그때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생각해보니까 옛날에는쌀보다 저렴한 밀가루를 더 많이 먹었을 테니밀가루 광목 지대가 정말 유용하게 쓰였을 것 같다.

“재래시장에 가면 물건을 제일 좋은 것만 골라갖고 왔어요. 썩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안돼요. 할아버지 계실 때부터 그런 건 쳐다보지도 못했어요. 그런 물건을 사 오면 다 갖다 버렸어요. 시장 가서 뭐든지 제일 좋은거. 그래야지 음식이 맛있어요. 굴은 시장값보다 배가 되는 걸 갖다가 써요. 끝까지 먹어도 냄새안나고 비린내도 안나게 하려고 많이 신경을 씁니다. 굴 짬뽕은 4월 말 까지 해요. 그때는 굴 가격이 내리니까 돈이 좀 남지 요즘에는 돈이 안 남아요. 김장철이라 굴이 제일 비싸거든요.”

사장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정말 좋은 재료만을 골라 쓰는 것 같았다. 굴짬뽕을 시키면 굴 향만 나는 곳과는 다르게 통통한 굴이 정말 많이 들어 있었다. 인기 메뉴라고 해서 자극적인 맛을 예상했는데 하나도 자극적이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이 많이 느껴졌다. 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술 마신 다음 날 해장하기 딱 좋은 맛이었다. 면발은 다른 중국집 면 보다 얇은 편이라 가락국수면 같았다. 면발이 굵지 않다 보니 간이 더 잘 배었고 소화도 잘 되는 느낌이었다.

사장님이 대표메뉴라고 추천하신 난자완스는 처음 먹어 봤는데, 왜 이 집의 대표메뉴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식감은 햄버거 패티에 튀김옷을 살짝 입혀 튀긴 후 소스를 부어 부드러워진 맛이었다.
고기의 식감도 좋았지만 소스에 감칠맛이 돌아 정말 맛있었다. 배가 불렀는데도 소스가 맛있어 계속 손이 갔다.

“레시피는 예전 방식 그대로 하고 있어요 우리 주방장도 오자마자 배운 기술 그대로 합니다.
아침마다 장을 40분 정도 은근한 불로 볶아요 센 불에 하면 타버리니까 은근한 불에 볶아야지 구수한 맛이 나요. 미리 볶아 놓지 않고 아침마다 새로 볶습니다. 고추기름도 직접 시골에서 국산 고춧가루를 시켜서 볶아요. 면은 그날 그날 반죽해서 숙성은 1-2시간 정도만 합니다. 그래야 적당히 쫄깃하면서 부드러워요. 오래 숙성하면 맛이 없어요. 면을 삶는데도 기술이 있어요. 삶을 때 물이 끓어오를 때마다 차가운 물을 부어야 하는데, 세 번 끓어 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그래야 면이 잘 익습니다.
우리 시아버지가 항상 하던 말이 있어요. 한 삽으로 우물 팔 수 있냐고, 꾸준히 해야 우물 파지 않냐고,”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결 같은 방식을 고수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가게 나름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 대단했다.
오래 된 음식점들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자신들만의 철학이 있고, 그것을 꼭 지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철학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지키는 자부심과도 같다고 느꼈다.

Q1중국집 면발은 왜 노란색을 띄나요?
면이 붇지 않게 해 주는 물소다를 쓰기 때문에 면이 노랗게 변합니다. 그런데 이게 좋은 것은 아니에요. 적당히 넣어야 합니다.많이 넣으면 정말 서울역 까지도 붇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는 딱 보이는 곳 까지만 배달을 합니다.

“우리 영감이 올해 2월 말에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시기 전에 이거 어떻게든 100년을 꼭 채우래요 날더러.
힘들 것 같지만 저는 힘 닿는데까지 할 거예요. 장사 하다 보면 저 멀리 시골에서도 오세요.
그런 것을 보면 너무 고맙고 보람을 느끼죠. ‘이거 더 오래 해야 되겠다’하고.”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 204-1

02-815-0567

주차 : 불가

#곰표가 사랑한 노포#대성관

노포 스토리

홍두깨로 밀어 만드는 <원조 손칼국수>
자부심을 파는 중식집 <영화루>
미래세대에게 전할 100년 후의 보물 <대성관>
세월이 담긴 음식을 파는 <온달만두분식>
두꺼운 수제비 반죽이 매력적인 <어머니국시방>
쫄깃한 수제 면발을 맛볼 수 있는 <해안칼국수>
쫄면의 탄생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광신제면>
40년 전통 중식 노포 <복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