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70주년

‘곰표’가 사랑하는 노포는 항상 우리 주변에서,
유명하지는 않지만, 70여년 전통의 ‘곰표’ 밀가루와 함께
자신만의 길을 꿋꿋이 지켜나가는 사장님들을 만나는 코너입니다.
대한제분 ‘곰표’의 신입사원의 시각으로 다소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곰표’를 사랑하는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취재문의 – mkt@dhflour.co.kr

세월이 담긴 음식을 파는 “온달만두분식”

온달만두분식은 서울 대흥역 근처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테이크아웃 전문답게 바깥에 메뉴판이 있는데 저렴한 가격이 눈에 띈다.
오래된 철제 문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이 ‘생활의 달인’액자와 어우러지면서
정말 장인이 운영하는 노포의 분위기가 났다.

“이 일을 한지는 47년째고,가게를 열어서 이 자리에서만 30년 정도 했습니다.
밀가루는 처음부터 곰표 밀가루만 썼습니다. 종이가 아니라 광목 포대로 나올 때부터 사용했어요.
그 때는 밀가루가 20kg에 2천원도 되지 않았어요.”

알아보니종이 지대가 아닌 광목 포대는 1970년대 까지만 나왔다고 한다. 47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1974년인데,
회사의 자료를 정리하며 정말 70년대까지 사용했던 광목 포대를 찾을 수 있었다.
곰표 밀가루가 광목으로 포장이 됐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이제 많지 않을텐데, 우리 회사의 70년 역사 중
5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하셨다는 게 실감이 났다.

1970년대 초 3kg중력분 지대 모형

“지금 판매중인 것들 전부 다 저희가 직접 다 만들어요.
경력이 47년인데 남의 것을 받아다가 튀기면 생활의 달인에 나갈 수 가 없죠.
제가 19살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먹여주고 재워준다고 해서 그때 당시에 이런 빵집에 취직을 했죠.
그 때 배운걸 지금까지 하고 있는 거예요.
종업원으로 있다가 자리를 잡으면서 가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만두만 직접 빚으시고 꽈배기 같은 빵들은 따로 받아서 판매를 하시는 줄 알았다고 말하자
사장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섭외를 할 때, 한 가지 밀가루만 사용하신다고 해서 그 밀가루로 당연히
한 가지 종류의 음식만을 만드실 것이라 생각했다.

Q1만두랑 빵이랑 숙성하는 법이 어떻게 다른가요?
빵이랑 만두 모두 같은 곰표의 중력 1등 밀가루를 사용합니다. 숙성만 다르게 하죠.빵 종류에 따라서도 숙성하는 법이 다 달라요. 빵에는 밀가루에 이스트를 추가해서 숙성을 시킵니다. 예전에 종업원으로 일을 할 때 밤에 이스트를 넣은 반죽을 해 놓으면 반죽이 얼마나 차진지 다음날에 이만큼 부풀어 올랐어요. 그때는 좁쌀 같은 드라이 이스트를 썼어요 만두는 숙성하는 반죽은 아니에요. 그냥 바로 반죽해서 사용하죠. 빵은 따뜻한 물에 이스트를 넣어 발효시켜서 반죽을 합니다. 만두피를 발효시키면 빵이 되어버리죠.

중력 밀가루는 정말 ‘다목적용’이구나 라는 것을 더 잘 이해하게 된 경험이다. 한 가지 종류의 밀가루로 완전히 다른 음식이 나오는 게 신기했다. 칼국수,수제비,만두뿐 아니라 이렇게 맛있는 빵까지 만들 수 있다니.

“저희가 중력2등품도 써봤는데, 2등품을 쓰면 차이가 있어요. 탄력이 다릅니다.
1등이 탄력이 훨씬 좋아요. 옛날에 무궁화표도 써봤는데 곰표가 제일 낫더라고요.
종업원으로 일할 때주인들이 가격이 저렴해서 무궁화표나 다른 밀가루들을 갖고 와서 써보면
질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 때는 또 지역마다 나오는 밀가루가 달랐는데 저는 서울에서만 다녔으니까
곰표를 위주로 썼습니다. 그리고 이름도 저랑 같거든요.
대한제분, 제 이름도 대한이거든요.”

가게 안쪽에 있는 작은 식탁에서 사장님이 만드신 여러 가지 빵 종류들을 맛봤다. 꽈배기랑 도너츠에는 설탕이 묻어있지 않아 직접 설탕을 찍어 먹었는데 취향대로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튀김가루를 넣은 것도 아닌데 쫄깃함과 동시에 바삭했다. 고로케는 담백한 당면과 채소로 꽉 차 있었고 사라다빵은 바로 만드신 것도 아닌데 전혀 눅눅하지 않고 채소들이 아삭하게 씹혔다. 요즘은 세련된 디저트 카페에서 파는 비싼 구움과자들보다 괜히 이런 옛날식 빵들이 당긴다.

만두는 진열된 것이 없어서 못 먹어볼 줄 알았는데 몇 분만에 바로 빚어서 따뜻하게 내와 주셨다. 비가 와서 날씨가 쌀쌀했는데 정말 딱 알맞은 메뉴였다. 도톰한 만두피에 비치는 만두소에 구미가 당겼다. 아삭하고 담백한 야채가 씹히는 야채 만두와 적당히 잘 익은 김치가 든 김치 만두의 우열은 가릴 수 없었다.

“근처에 서강대 어학당이 있어서 노르웨이나 캐나다 학생들도 많이 찾아옵니다.
그 나라들에는 이런 음식이 없어서 신기한가 봐요. 방송을 타서 그런지, 꽈배기가 제일 잘 나갑니다.
손님들이 150m 넘게 줄을 서서 사갈 때도 있었는데, 중간에 빵이 소진돼서 끊기면 뒤에 줄 선 분들한테는 너무 죄송했죠. 요즘에는 많이 줄어서 밀가루 1포 반 – 2포 정도 씁니다.
저희는 저렴하게 파니까 많이 생산해요. 박리다매로.빵을 복지원에 보내기도 합니다.
할 수 있는데 까지, 힘 닿는데 까지 하려고 해요.
이 일을 하면서 삼남매 길러서 손녀딸도 보고 집도 사고, 그 보다 큰 복이 어디있겠어요.”

“맛을 개선하려고 많이 노력을 했어요. 소매업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한 자리에서 30년 넘게장사 하다보니까 유치원 다니던 애들이 이제는 학부형이 돼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도 해요. 그만큼 가게도 오래 됐으니 저희 아들들은 가게를 리모델링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거 할 정신이 없어요. 그냥 이대로 많은 사람들한테 맛있는 음식 제 기술 써서 싸게 먹이고, 그렇게 살고 싶어요.”

TV에는 꽈배기의 달인으로 소개가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른 음식들도 많이 맛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장님의 음식에는 열아홉부터 쉬지 않고 달려 온 40여 년의 세월과 철학이 담겨있었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백범로 109

02-3272-1892

주차 : 불가

#곰표가 사랑한 노포#온달만두분식

노포 스토리

두꺼운 수제비 반죽이 매력적인 <어머니국시방>
쫄깃한 수제 면발을 맛볼 수 있는 <해안칼국수>
쫄면의 탄생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광신제면>
40년 전통 중식 노포 <복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