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70주년

‘곰표’를 사랑하는 노포는 항상 우리 주변에서,
유명하지는 않지만, 70여년 전통의 ‘곰표’ 밀가루와 함께
자신만의 길을 꿋꿋이 지켜나가는 사장님들을 만나는 코너입니다.
대한제분 ‘곰표’의 신입사원의 시각으로 다소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곰표’를 사랑하는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취재문의 – mkt@dhflour.co.kr

신포동 옛날 찹쌀호떡

“장사를 한 지는 25년 정도 됐어요. 원래는 장사를 아예 몰랐던 사람이에요. 원래는 남편 음향 가게만 했었는데
언제나 손님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너무 지루해서 뭘 할까 하다가 호떡 장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근방에서 호떡 장사를 하던 분이 그만두면서 그 장비를 얻어다가 시작했어요. 당시 호떡이 길거리음식으로 많이 유명했거든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그냥 근성으로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우연히 일을 마치고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호떡 냄새가 너무 좋아서 들른 곳이었다.
신기하게 기름 없이 구워 만드는 찹쌀 호떡이었다. 한 입 먹으면서 사장님께 ‘밀가루는 어떤 걸 쓰나요?’ 여쭤봤는데 ‘곰표를 쓴다’고 하셔서 바로 섭외 요청을 드렸다. 가게 내부에는 오래된 음향기기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가게 간판도 ‘신포 음향’이라고 되어있는 특이한 호떡 가게였다. 음향 가게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게 심심해서 시작했던 호떡장사가 벌써 올해 11월 11일, 25주년을 맞이했다.

“기름에 튀기듯이 만드는 호떡들이랑은 달라요. 제가 기름을 싫어하기도 하고, 이런 호떡을 좋아하기도 해서 이렇게 만들어 팔죠. 보통 4시 반에 일어나요. 반죽을 만들고 숙성하려면 5시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파는 건 9시 반부터 팔기 시작합니다. 장사는 10월부터 4월까지 합니다. 여름에는 날씨가 더워서 숙성도 너무 빨리 되고
반죽 상태가 좋지 않아 이스트 냄새가 너무 많이 나거든요.”

사장님의 호떡은 기름에 튀기는 호떡과는 달리 기름을 반죽에 정말 살짝만 발라서 구워내는 ‘기름 없는 호떡'이다.
단순히 사장님이 이런 호떡이 좋아서 만드신다고 한다. 이런 기름 없는 호떡은 처음 먹어봤는데 더욱 쫄깃하고 부드러웠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셔서 반죽을 하신다고 했을 때 정말 놀랐다. 사장님께서는 ‘나이를 먹으면 아침잠이 없어져 괜찮다’고 하셨다.

“원래는 밀가루, 우유, 계란 이런 재료들을 다 사다가 직접 믹스를 만들어서 썼습니다.
그런데 저희 딸이 언제 한 번 이런 게 있다고 해서 호떡 믹스를 써봤는데 제가 만들어서 먹던 믹스랑 맛도
거의 비슷한 거예요. 믹스를 쓰니까 마진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만들기가 무척 수월해졌습니다.
제 생각엔 이스트가 조금만 덜 들어가면 좋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쓰고 연구원들이 만든 거니까
그 정도는 감수하고 쓰죠. 믹스를 아주 잘 만들었어요. 정말 제가 만들어 쓰던 반죽이랑 딱 비슷한 맛이 난다니까요. 정말 만든 반죽이랑 똑같아요.”

사장님은 ‘곰표 호떡믹스’를 사용하셨다. 원래는 여러 재료를 사다가 믹스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셨다는데, 곰표 호떡믹스가 사장님이 만드셨던 반죽과 똑같은 맛이 난다고 한다. 기름 없이 만드는 호떡이라 너무 질지 않게 반죽을 한다.
사장님 표 호떡에 반한 어떤 손님은 미국에 가서도 해 드시겠다고 호떡 만드는 법을 배워갔던 일화도 말씀해주셨다.

사장님의 호떡은 외국 가서도 생각날 만큼 정말 쫀득하고 달콤했다. 기름 없는 호떡은 처음 먹어봤는데,
그 매력을 알 수 있었다. 정말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빵을 먹는 기분이었다. 기름 호떡은 잘못하면 금방 딱딱해지는데
사장님의 호떡은 오래 식혀먹어도 말랑한 식감을 유지했다.

“지난번에는 어떤 손님한테 여기 서서 호떡 만드는 법을 다 알려줬어요. 미국에 가서 먹는다고. 외국 한인 마트 같은 데서도 이 믹스가 있어서 만들어 드시나 봐요. 한국에 있다가 다시 돌아가야 되는데 가서도 먹고 싶다고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한참을 다 설명해드렸죠. 거기 가서 잘 만들어 드시는 것 같아요.
단골들도 많고 저희는 전화로도 주문을 많이 하십니다. 제 호떡이 좀 특이하니까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조금 질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요. 좋아하시는 분들은 쫄깃하고 담백하다고 많이들 좋아하시죠.”

오랜 세월 장사를 하셨던 사장님에게도 걱정거리는 있지만, 그래도 그 나이까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한다.
한 가지 일에 바쁘게 집중해서 일을 하다 보니 걱정거리도 많이 줄고 정신건강에도 좋은 양향을 끼쳤다.
많은 노포 가게들을 다니면서 확실히 사람도 만나고 일을 해야 더 활력 있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정말 예전에는 호떡이 천원에 두 개였는데 재료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1,500원에 팔고 있습니다.
한개에 천원일 때랑은 또 차이가 크죠. 밀가루 한 포도 거의 50% 가까이 올랐고 식용유, 설탕 이런 재료들도 다 올랐습니다. 그리고 완벽하게 가스비까지 올랐어요. 그런 건 조금 걱정이 되죠. 장사가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더 활력 있고 젊게 사는 느낌이 들어요.”

사장님은 장사를 하는 기간 동안 따로 쉬는 날 없이 매일 일을 하신다. 가끔 자녀분들이 놀러 가자고 하는 날이 사장님의 유일한 주말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짧게 배우고 시작한 호떡 장사였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자신 있게 ‘내가 만든 호떡 반죽’이 오랜 장사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호떡 장사를 하신 사장님은 보람도 얻고 행복도 얻으셨다.

“제가 오래 장사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 반죽이에요. 오랫동안 장사를 하면서 저만의 노하우가 생겼죠. 그래서 반죽에 찹쌀이랑 계란 그리고 또 무얼 넣는데 그건 말씀드릴 수 없어요. 이게 제 비법이고 제가 그래도 이 자리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할 수 있었던 노하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이렇게 오래 장사를 해서 자식들 다 키워서 출가시키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보람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고민이 정말 많았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고, 노후 대비 이런 건 생각도 못 했죠. 그런데 지금은 걱정이 많이 없어요. 그냥 이렇게 사는 게 행복하고 보람되죠.”

인천광역시 중구 우현로 45-1

9시 반 ~ (10월 – 4월)

#곰표가 사랑한 노포#옛날찹쌀호떡

노포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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